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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 걸까? - 똥장군하고 놀면 안돼요?
    카테고리 없음 2007. 2. 11. 21:09
    똥장군하고 놀면 안 돼요?
    원유순 지음, 연주 그림/아이앤북(I&BOOK)

    방학중 학원에 다녀온 아이가 핸드폰으로 전화했다. 용건은 심심하다는 거. 학원 2군데 다녀오고, 잔뜩 내준 숙제도 다 했다는 거다.

    15층 친구 집에 가봐라....잠시 후 다시 전화가 와서 하는 말, 친구 없단다.

    앞집 아이는?....역시 없단다.

    그러면....선택의 여지가 없다....집에서 피아노 연습하고 책이나 읽어.....이다.

    정말이지 아이들 학원가서 친구 만나는 거 아니면 놀이터 나가도 아이들이 없다. 그 만큼 잘짜여진 스케줄에 맞추어 그 스케줄에 잘 따라가는 아이들은 엄마 걱정 안시키는 착한 아이들인 것이다.

    그에 반해 집안 사정탓에 학원에 다니지 못하고 놀이터나 골목길에서 열심히 노는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문제 있는 아이로 인식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세태이지 않나 싶다.

    원윤순 작가의 똥장군 하고 놀면 안돼요?도 그 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키가 작아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던 석이가 장군이라는 친구의 새로운 면을 보고 친하게 지내면서 발생한 사건들을 이야기하고 있는 똥장군과 놀면 안돼요?는 아이들 입장에서는 어떤 친구가 진정한 친구인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더불어 엄마의 입장에서는 과연 우리 아이들이 어떤 친구를 사귀고 어떤 친구가 되어야 하는 걸까를 곰곰히 생각해 보게 한다.

    특히, 석이 엄마가 장군이의 실체(부모가 없고, 형편도 어렵다는)를 알고 난 뒤 석이에게 한 말 "너보다 나은 아이를 사귀란 말이야"....나 역시 우리 아이들에게 바라는 바이기에 석이 엄마의 말에 뜨끔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말로 그것이 정답일까?

    혹시, 유유상종이라는 4자 성어를 그냥 진리로 받아들이고 아이의 성품과 상관없이 그저 공부 잘하고 이쁘고 잘사는 집 아이를 친구로 만드는 것이 좋다는 선입관을 그저 따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무튼, 현실적으로 석이의 마음은 장군이에게 우호적이라도 부모, 특히 엄마의 마음이 열리지 않는한 장군이와의 우정이 지속되기는 어렵기에....작가는 장군이 할머니의 갑작스런 죽음과 연결된 어쩔 수 없는 이별로, 하지만 장군이의 최대의 보물인 보물지도를 석이가 가지게 됨으로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남긴, 마무리 부분에서는 잠깐이나마 코끝이 찡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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