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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 집에서 얻어온 설화_히말라야 바위취히설화 순응
    카테고리 없음 2020. 8. 10. 13:21

    비가 잠시 멈추었던 지난 목요일 소창으로 수건 만든다고 깔짝되고 있는데 가정용 미싱으로 언제 그걸 다 박을려고 하냐면서 자신의 집에 있는 공업용 미싱으로 박아주겠다 하여 박음질거리를 챙겨 엄마 집으로 갔다.

    엄마가 열심히 미싱 하는 동안 베란다 한쪽을 가득채운 화분을 둘러보다가

    이건 뭐야? 이상하게 생겼네 했더니(떨어진 나뭇가지에 잎사귀가 돋아난 모양이)

    그거 피어리스라더라, 교장선생님댁 가정부 아이가 꺽어준건데 신경안써도 매년 봄이면 벚꽃처럼 이쁜 꽃이 핀다 라고 한다.

    교장선생님댁이라면, 그 옛날 아빠 사업 망하면서 떠나게 된 장위동 시절 이웃집. 그 사이 장위동 번동 도봉동까지 거쳐오면서도 베란다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킨 녀석인 샘

    교장선생님댁 어디 어려워서 들어갈 수나 있겠니, 가정부 아이가 열심히 꺽어다 날랐지 라면서

    그게 겨울에도 얼어죽지 않고 구정 즈음이면 너무 이쁘게 꽃이 핀다하여 그러면 나도 꺽어가서 집에서 길러 볼까 싶어 몇 개 맘에 드는 부분 꺽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꽃을 검색해 보니 이 아이는 피어리스가 아니라 설화 또는 히말라야 바위취라 불리는 아이였다.

    꼭 나뭇가지처럼 각질화된 줄기가 뻗어나면서 번식하는 아이이고, 히말라야가 고향이라 노지 월동도 되고 엄마는 구정 즈음이라 했는데 인터넷에서는 4월경에 핀다 되어 있다.



    하나만 꺽어 올려고 했는데 내 눈에는 누런 잎에 죽어가는 부분 같은데 그 부분을 추가로 꺽어주면서 만약 자리 잡으면 이 아이가 젤 잘 자랄거다 해서 가지고 왔더니 한 화분에는 다 심기 너무 많아 2개 화분에 나누어 심었다.

    이름은 정확히 몰라도 화초를 좋아해 불가피하게 이사 다니면서도 1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했던 화초가 우리 집에서도 긴 세월 함께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도대체 누가 꽃말을 정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사진으로 보니 참 이쁜 꽃이던데, 이런 이쁜 꽃에 붙여 둔 꽃말이 순응하는 아내, 인내, 절실한 사랑이라니. 이름도 정확히 몰랐으니 꽃말인들 알았을까 싶지만, 평생을 아빠와 갈등하며 지낸 엄마가 이뻐하고 키운 꽃의 꽃말이 순응하는 아내라는 사실에 이게 또 뭔 인생의 아이러니인가 싶기도 했고 시절에 맞게 꽃말도 트렌디 하게 바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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